주 안에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모든 분들에게 문안드립니다.

올해 성금요일은 예년에 비해 조금 특별했습니다. 이른 아침 학생들은 금식을 선포했고,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주변 이웃들을 방문하여 복음을 전했습니다. 저녁에는 이웃들을 초청하여 말씀을 전하며 예수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신학교 정문밖에 트럭을 세워 무대를 삼고, 이동용 칠판으로 스크린을 대신
하여 함께 누가복음을 기초로 제작된 영화 “예수”를 이들의 언어인 ‘루간다’로 보았습니다. 야외에서 영화를 상영하면 일종의 공식이 있습니다. 즉, 맨 앞줄은 언제나 아이들 차지이고, 그 뒤로 고된 하루의 일과를 마친 어른들이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하나 둘 모여듭니다.

아이들은 마치 오빠부대처럼 환호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하늘의 별처럼 눈을 반짝이며 영화에 몰입합니다. 밤하늘엔 살포시 구름이 퍼져있었고, 뒤편에는 둥근달이 달무리를 지어 떠 있더
군요. 빅토리아 호수의 물결이 살랑거리고 약간은 서늘한 바람이 설레는 마음을잡아주고, 함께 예수님이 행하시는 사건 하나하나에 반응하다 보니, 어느덧 영접기도를 할 시간이 되더군요.

사이사이 무슬림도 있었는데, 분위기 탓인지, 손을들고 입을 열어 예수를 영접하는 벅찬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밤이슬에 젖어 있는 장비들(빔 프로젝터/발전기/노트북/마이크/스피커)을 거두며, 저도 모르게 하나님의 은혜를 부르며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만약 한국이나 기타 선진국에서 예수 영화를 상영한다면, 이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들까, 그리고 이들과 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미동도 없이 탄식하고 감동하고 환호하고 박수치며 영화에 몰입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마지막 에 영접기도를 진지하게 할 수 있을까’

비록 가난하고 병든 제3세계라는 타이틀을 이고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이르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살아가는 그래서 나보다 백배 천배는 낫다‘는 생각으로 성금요일을마감했습니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의 삶은 열악합니다. ‘내가 이렇게 살려고 이곳에 선교사로 와 있나’ 후회 내지는 자조가 가슴을 끓일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한 가지 분명해 지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이해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부족한 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선교를 이어가신 다는 것입니다.

몸부림치는 시간들을 통해 낮아지게 하시고, 그래서 결국은 낮은 자의 하나님을 사람들로 고백하고 선포하게 하신다는 거죠.예수 영화 한편으로 충만해진 이웃들은 이슬에 젖어 눅눅해진 몸을 털고 일어서모두 집으로 갔습니다. 내일의 해가 뜰 즈음 여전히 그들의 삶은 열악하겠지만 달라진 시선으로 각자의 삶을 대하고 예수 그 이름의 권세를 힘입어 해같이 밝게 살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동역자 분들이 있기에 선교가 계속됨을 고백합니다. 지쳐있을 때 일으켜 세우시고, 처져 있을 때 등을 기대게 해 주시고 밀어 주시며, 눈물 흘릴 때 가만히 안아주시고 들어주시고 눈물 닦아 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로 다 할 수 없는 은혜가 모든 분들의 삶과 가정과 행하시는 모든 일 위에 넘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2018년 4월 부활주간에 김무열 손미정 기은 규은 가정 올림





Axact

장영식 (Yong S. Chang)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고린도후서 4:18)

Post A Comment:

0 comments: